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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해벅(HAVOC) 후기 – 톰 하디 액션, 줄거리와 관람 포인트

by ifoworld 2025. 5. 7.

넷플릭스 영화 해벅(HAVOC) 포스터


2025년 4월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해벅(HAVOC)은 '레이드', '갱스터 액션' 장르에서 독보적인 감각을 보여줬던 가렛 에반스 감독의 신작으로, 톰 하디가 주연을 맡아 강렬한 액션 연기와 비리 경찰이라는 복합적인 캐릭터를 소화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를 넘어 부패한 시스템, 도덕적 딜레마, 무너진 사회 윤리를 배경으로 하여 인간의 이기심과 생존 본능이 충돌하는 광경을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해벅(HAVOC)이라는 제목 그대로, 도시 전체가 혼란과 파괴로 물들어가는 상황 속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폭풍의 시작, 마약 사건으로 얽힌 음모

영화의 시작은 단순한 마약 사건으로 보이지만, 그 속에는 복잡한 권력 구조와 갱단 간의 균형이 얽혀 있습니다. 주인공 워커(톰 하디)는 뇌물과 타협으로 얼룩진 경찰 조직 속에서 체념한 채 살아가는 인물로, 시장 후보이자 부동산 재벌인 로런스 보몬트의 뒤를 봐주는 비리 경찰입니다. 하지만 어느 날, 범죄 현장에 로런스의 아들 찰리가 연루되어 있다는 CCTV가 공개되며 상황은 급변합니다. 워커는 로런스에게 찰리를 대신 숨겨주면 자신의 모든 약점을 지워달라는 거래를 제안하지만, 이 사건은 단순한 가정사 이상의 판도라의 상자였습니다. 찰리는 중국계 갱단 추이 쏭의 아들을 죽였다는 의심을 받으며, 전면적인 갱단 보복의 대상이 된 것입니다.

탐욕, 복수, 그리고 무너지는 도덕

이후 워커는 사실상 조직 내에서 고립되고, 아무런 지원 없이 혼자 찰리를 찾아 나서게 됩니다. 그가 마주하는 것은 무차별적인 갱단의 보복, 타락한 정치인의 위선, 그리고 총성과 칼날이 난무하는 도시의 지옥 같은 현실입니다. 경찰, 정치인, 갱단이 모두 연결된 이 시스템 속에서 진실을 파헤치려는 노력은 끝없는 피와 폭력으로 이어집니다. 워커는 처음에는 자신의 생존과 부채 청산을 위해 움직였지만, 갈수록 자신의 과거와 선택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그는 정의로운 영웅이 아니며, 오히려 그 정의를 무너뜨렸던 가해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가 끝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려는 이유는, 어쩌면 인간으로서 마지막 양심이 남아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총격과 고어의 향연, 미학인가 과잉인가

해벅은 단순한 액션이 아닌, ‘파괴의 미학’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치밀하게 설계된 액션 시퀀스를 자랑합니다. 주인공의 주먹질 하나하나, 총알이 날아가는 궤적, 클럽과 주차장 등 다양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총격과 폭력 장면은 사실감을 넘어서 충격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영화 중반부터는 개연성을 뒷받침할 서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릅니다. 클럽에서의 무차별적인 학살, 돌격소총으로 벌이는 대규모 교전은 스펙터클하지만,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서사적 뒷받침이 약하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습니다.

비극의 중심에 선 워커, 그리고 인간성

결국 워커는 찰리를 찾아내지만, 그가 사건의 진범이 아니라 단지 이용당한 희생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사건을 통해 드러나는 진실은 단 하나, 모든 이들이 자신만을 위해 거짓말을 해왔다는 것입니다. 정치인, 경찰, 언론, 갱단까지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워커는 처음으로 진실과 마주하며 극도의 혼란에 빠집니다. 영화의 결말은 명확한 해답을 주지 않습니다. 워커는 찰리와 함께 도망치지만, 그들이 향하는 곳에는 어떤 희망도 없고, 오히려 또 다른 혼란이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누구를 위해 싸우는가?”라는 질문이 공허하게 남을 뿐입니다.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음악과 촬영

톰 하디는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거친 외모와 불안정한 감정을 완벽히 표현하며,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습니다. 포레스트 휘태커는 강직하면서도 내면에 갈등을 안고 있는 상사의 모습으로 깊은 울림을 주고, 티모시 올리펀트는 극 중 복잡한 정치적 입장을 가진 조력자로서 절제된 연기를 보여줍니다. 영화의 배경음악은 어두운 분위기를 배가시키는 역할을 하며, 특히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액션 장면에서는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립니다. 카메라 워크 또한 정적인 장면과 격렬한 액션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총평: 혼란 속 진실을 말할 수 있는가?

해벅은 액션 장르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비주얼 요소를 갖추고 있지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서사의 설득력과 구성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사회의 모순과 권력의 이면, 인간 본성의 파괴적 속성을 날카롭게 지적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극의 연속이자 반전 없는 진실, 그리고 한 남자의 도망. 해벅은 제목 그대로 대혼란(HAVOC)의 중심에서 무엇이 옳은지 끝내 말하지 않습니다. 진실이 무엇인지보다, 진실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를 묻는 영화입니다. 잔혹한 총격 액션, 타락한 권력자들, 정의를 갈구하는 비리 경찰. 이 모든 요소가 어우러진 이 작품은 현재 넷플릭스에서 독점 공개 중이며, 시청 후에는 분명 찝찝하면서도 묵직한 여운을 남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