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페이즈 5는 여러 기대작을 통해 세계관을 더욱 확장하고 연결해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은 작품이 바로 <썬더볼츠>입니다. 기존의 히어로들과는 조금 다른,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이들 또는 악역이었던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비주류 팀'이라는 점에서 독특한 매력을 뿜어내는 작품인데요. 블랙 위도우의 동생 옐레나, 레드 가디언, 고스트, US 에이전트, 버키, 발렌티나, 센트리까지... MCU에서 조금은 외면받았던 인물들이 이번엔 메인 무대로 등장합니다. 히어로와 빌런 사이의 경계에서 인간적인 고뇌와 선택, 책임을 다루며, 액션과 드라마를 동시에 안겨주는 작품으로, 페이즈 5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는 영화입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태스크 마스터의 퇴장, 센트리의 등장, MCU 팬들의 평가,완성도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태스크 마스터의 퇴장, 너무 빨랐던 결정
가장 먼저 아쉬움을 남긴 것은 태스크 마스터의 퇴장이었습니다. <블랙 위도우>에서 묵직한 인상을 남기며 등장했던 태스크 마스터는 예고편과 포스터에서도 썬더볼츠 팀의 핵심 멤버처럼 그려졌지만, 정작 영화 본편에서는 초반에 빠르게 사라집니다. 태스크 마스터는 상대의 동작을 완벽히 복제하는 능력을 가진 캐릭터로, 추후 어벤져스 또는 다른 히어로들과 맞붙는 장면에서 큰 잠재력을 가질 수 있었기에, 그 활용도가 기대 이상으로 낮았다는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또한 그녀의 퇴장이 내러티브적으로도 필수불가결한 이유가 명확히 설명되지 않았다는 점이 몰입을 방해합니다. 태스크 마스터를 다시 부활시킬 여지는 남겨두었지만, 그럴 바엔 차라리 더 늦게 퇴장시켜 임팩트를 줬어야 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마블이 종종 '빌런 낭비'를 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센트리의 등장은 좋았지만 클라이맥스 액션이 아쉬웠다
이번 작품에서 새로운 히어로로 등장한 센트리는 마블 세계관에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 중 하나로 묘사됩니다. ‘타노스에 필적하는 파괴력’을 지녔다고 알려진 그는 실제로 극 중에서 사람을 그림자로 만들어버리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첫 등장부터 강한 임팩트를 선사했습니다. 하지만 센트리라는 강력한 캐릭터가 이야기의 후반부에서는 힘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채, 정신적 갈등을 통한 설득 방식으로 정리된 점은 관객들의 기대를 다소 저버린 결과였습니다. 옐레나가 그를 막는 방법은 액션이나 전투가 아닌 대화였습니다. 물론 이는 인간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일 수 있지만, 다수의 마블 팬들이 기대하는 클라이맥스 전투의 긴장감과 박진감은 부족했습니다. 특히 썬더볼츠 팀이 각자의 상처를 지닌 캐릭터들인 만큼, 그들이 서로 협력하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헤쳐나가는 과정을 조금 더 역동적으로 보여줬다면 영화의 몰입도는 한층 더 올라갔을 것입니다.
뉴 어벤져스 탄생, MCU 팬들 사이 호불호 확산
영화의 결말에서 썬더볼츠 팀이 ‘뉴 어벤져스’로 편입되는 전개는 팬들 사이에서 많은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기존의 어벤져스가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등 전통적인 영웅들의 집합체였던 것에 비해, 썬더볼츠 팀은 과거 빌런이었거나 실수를 저질렀던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어 전통적인 ‘히어로’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MCU가 앞으로 펼칠 <어벤져스: 둠스데이>와 <시크릿 워즈>를 염두에 둔다면, 당장의 인물 라인업을 확장하는 것이 불가피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팬들이 갖는 기대감과 스토리의 개연성 사이의 괴리는 분명 존재합니다. 영화의 쿠키 영상에서는 실제로 뉴 어벤져스에 대한 뉴스 논평, 시민들의 반응, 심지어는 옐레나 본인의 당혹스러운 반응까지 코믹하게 담아내어 이 설정에 대한 마블의 자체적인 셀프 풍자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캐릭터 중심 드라마로서의 완성도는 만족스러웠다
전체적인 구조와 메시지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캐릭터 묘사에 있어서는 호평할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옐레나 벨로바는 블랙 위도우 이후 점점 더 성장한 캐릭터로 그려졌고, 레드 가디언은 여전히 유쾌하면서도 아버지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US 에이전트 존 워커는 ‘가짜 캡틴’이라는 꼬리표를 벗고 나름의 정의감을 드러냈고, 고스트는 과거의 트라우마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팀에 기여하려는 태도를 통해 관객의 공감을 샀습니다. 버키는 여전히 듬직한 역할을 하며 팀의 리더로서 중심을 잡아주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발렌티나는 권모술수에 능한 ‘어른의 정치’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시리즈 내내 매력을 발산했습니다. 새로운 캐릭터 센트리는 이후의 마블 세계관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며, 그를 둘러싼 여러 떡밥은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입니다.
결론: MCU의 전환점이 될 이색적인 팀업 무비
《썬더볼츠》는 전통적인 마블 히어로 영화와는 확연히 다른 접근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 작품입니다. 완성도와 구성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캐릭터 중심의 서사와 향후 MCU 확장을 위한 포석으로서는 의미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뉴 어벤져스의 정당성 여부는 앞으로의 <판타스틱4> 및 <어벤져스: 둠스데이>에서 판가름 나겠지만, 분명한 것은 마블이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