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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6년 원작 등장인물 줄거리 결말 제작 뒷이야기

by ifoworld 2025. 5. 22.

영화 26년 포스터


영화 <26년>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26년 후 복수를 계획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강풀 원작 웹툰을 기반으로 진구, 한혜진, 임슬옹이 주연을 맡은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작품입니다. 국가폭력에 대한 응징이라는 픽션을 통해 우리 사회가 묻는 정의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깊은 영화입니다. 이 포스팅을 통해 영화 26년의 원작과의 비교, 등장 인물과 연기,  줄거리등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5·18 민주화운동의 그림자, 그로부터 26년 후

영화 <26년>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가장 아픈 기억 중 하나인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하지만 단순한 회상이나 역사적 재구성에서 그치지 않고, 사건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과 분노, 그리고 치유되지 못한 상처를 기반으로 픽션 속 복수극으로 풀어냈습니다. 영화는 그날 부모, 형제, 친구를 잃은 세 명의 인물이 26년 후 서로 다른 삶을 살다가 어느 날 한 곳으로 소집되며 시작됩니다. 그들을 부른 이는 과거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 출신이자 현재는 보안업체를 운영하는 김갑세 회장입니다. 그는 누구보다 광주에서의 기억에 고통받고 있으며, 비로소 용서를 구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그는 피해자 유족들을 모아 자신이 과거 따르던 상관이자 지금은 전직 대통령으로 지칭되는 인물을 응징하려 합니다.

2. 웹툰에서 영화로 – 서사와 형식의 차이

이 영화는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 <26년>을 원작으로 합니다. 웹툰은 2006년 네이버에서 연재되었고, 당시부터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입니다. 원작은 인터넷 상에서 독자들의 자발적인 추천과 공유를 통해 빠르게 퍼졌고, 웹툰이 끝난 후에는 영화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매우 컸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 특히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영화화까지 무려 6년이 걸렸습니다. 원작이 시종일관 복수의 계획을 중심으로 치밀하게 진행되었던 반면, 영화는 그보다는 인물 간의 감정, 과거에 대한 회상, 그리고 개인적인 고통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이는 감정을 강조한 연출로 극의 무게를 더하려는 의도였겠지만, 일부 관객에게는 오히려 복수의 쾌감을 희석시킨다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웹툰과 영화의 매체 차이를 고려한다면, 영화가 선택한 길도 충분히 설득력 있는 접근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등장 인물과 연기 – 한과 분노를 연기로 녹여낸 배우들

진구는 주인공 곽진배 역을 맡아 삶에 찌들고 분노로 가득 찬 인물을 강렬하게 연기합니다. 과거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마저 술로 삶을 연명하는 모습을 보며 성장한 진배는 결국 건달이 됩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그날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혜진은 국가대표 사격선수 김미진 역을 맡아 냉정하면서도 가슴 속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여성을 연기합니다. 영화 속에서 그녀는 총을 다시 드는 것이 고통이지만, 결국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싸움에 뛰어듭니다. 임슬옹이 맡은 정혁은 경찰로 근무하며, 직업적 딜레마와 유족으로서의 양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복잡한 인물입니다. 그리고 이경영은 광주 당시 계엄군 출신이자 현재는 양심에 따라 행동하려는 김갑세를 묵직하게 소화합니다. 가장 강렬한 존재감을 보이는 인물은 단연 장광이 연기한 전직 대통령 역. 이름도 없고 대사도 많지 않지만, 그의 존재만으로도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결정적 요소가 됩니다.

4. 서사의 밀도와 연출의 완성도 – 부족한 구조와 강한 메시지

영화는 전체적으로 정서적 호소력이 강합니다. 각 인물의 트라우마를 정성스럽게 다루며, 이들이 왜 복수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를 충분히 납득시킵니다. 그러나 이야기가 흐를수록 복잡한 감정선이 너무 많아지고, 본래의 목표인 ‘응징’이라는 플롯이 다소 약해지는 면이 있습니다. 연출적으로는 미술감독 출신의 조근현 감독이 처음 메가폰을 잡았다는 점에서 의외로 안정적인 시각적 구성은 보여주지만, 장르적으로 요구되는 긴장감이나 몰입도를 유지하는 데는 다소 아쉬움이 있습니다. 특히 후반부의 전개는 다소 급작스럽고 결말도 허무한 여운을 남깁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 허무함이야말로 진짜 메시지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복수는 끝이 없고, 정의는 복수가 아닌 사죄와 인정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사실 말이죠.

5. 시민의 힘으로 탄생한 영화 – 제작 뒷이야기

이 영화는 초기에 수차례 투자 철회와 제작 무산 위기를 겪은 끝에, 시민들의 크라우드 펀딩으로 다시 살아난 작품입니다. “내 돈이 5·18을 기억하게 한다”는 기치 아래, 수천 명의 일반 관객들이 영화 제작에 참여했고, 이 덕분에 <26년>은 역사적인 영화가 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한 편의 영화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비록 상업적으로 대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영화가 개봉된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사회적 의미를 획득한 셈입니다. 영화의 존재는 이후 <택시운전사>, <한공주>, <1987> 같은 진보적인 사회 영화의 제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6. 결론 – 5·18을 기억하는 우리의 자세

<26년>은 허구의 영화입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상처와 분노는 모두 진실입니다. 이 영화는 ‘우리가 무엇을 잊지 말아야 하는가’를 묻고 있으며, 실제로도 아직까지 5.18의 진상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고, 가해자의 공식 사과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26년>은 단지 한 편의 복수극이 아니라, 국가폭력에 희생된 사람들과 그 유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영화로 봐야 할 것입니다. 픽션을 통한 응징은 현실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영화를 통해 사회가 묻고 또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은 충분히 해낸 셈입니다.